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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여드름, 사춘기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by 명랑한제피 202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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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무난히 잘 보내고 거울을 봤는데, 턱이나 이마에 불쑥 올라온 붉은 여드름 하나가 기분을 망쳐버리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여드름은 흔히 10대의 피부 고민으로만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20~30대, 심지어 40대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성 피부 질환입니다.

더욱이 성인이 된 후 생기는 여드름은 단순히 피부 트러블이 아니라, 호르몬, 스트레스, 생활 습관, 피부 장벽 문제 등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관리가 더욱 까다롭습니다.

 

여드름의 본질은 ‘피지와 염증’

여드름은 피부의 피지선에서 과도하게 피지가 분비되고, 그 분비물이 모공을 막으며 시작됩니다. 이 모공 속에서 ‘Cutibacterium acnes’(구 P. acnes)라는 세균이 증식하고,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염증성 병변으로 발전합니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붉은 여드름, 고름이 찬 농포, 결절 등입니다. 때로는 깊게 자리 잡은 낭종 형태로 흉터를 남기기도 하며, 이때는 전문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단순히 ‘지성 피부라서 생긴다’는 건 오해입니다

피지 분비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여드름은 ▲피지 과다 ▲각질 이상 ▲세균 증식 ▲면역 반응 등 네 가지 조건이 겹쳐야 발생하는 복합 질환입니다. 특히 성인 여드름의 경우, 과도한 세안이나 알맞지 않은 화장품 사용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된 상태에서 염증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후, 다낭성 난소 증후군, 피임약 복용 등에 따라 여드름이 심해질 수 있으며, 남성의 경우 턱, 목, 등, 가슴처럼 피지선이 많은 부위에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 정도인가요?

많은 분들이 여드름을 단순 피부 문제로 생각하고, 약국에서 연고만 바르거나 집에서 짜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피부과에서는 여드름도 명확한 **질병 코드(L70)**를 가진 질환으로 분류되며, 치료 시기와 방법에 따라 흉터나 색소침착을 줄일 수 있는 결정적 차이가 생깁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병원 진료를 꼭 받아보셔야 합니다.

  • 고름이 심하거나 염증이 깊은 여드름이 반복되는 경우
  • 이미 짜지 않았는데도 흉터나 패임이 생기는 경우
  • 생리 주기와 무관하게 턱, 목 부위에 성인 여드름이 지속되는 경우
  • 일반적인 연고나 스킨케어로 전혀 호전되지 않는 경우

 

여드름 치료, 단순히 바르는 약만이 아닙니다

피부과에서는 여드름의 종류와 피부 타입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병행합니다.

우선 경증 여드름의 경우에는 국소 도포제를 주로 사용합니다. 벤조일 퍼옥사이드, 클린다마이신, 아답팔렌, 트레티노인 등은 염증 억제 및 모공 내 각질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중등도 이상이거나 염증이 깊은 경우에는 **경구 항생제(독시사이클린, 미노사이클린)**를 병행하며, 여성 환자에게는 호르몬 조절 목적의 피임약이나 스피로놀락톤이 처방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이소트레티노인(로아큐탄)**이라는 강력한 피지 억제제가 사용되는데, 이는 부작용과 복용 조건이 명확히 정해져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비약물 치료로는 압출, 필링, PDT, 레이저 치료 등이 있으며, 각 치료법은 피부 상태에 따라 병행 여부가 달라집니다.

 

화장품과 생활 습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를 받아도, 잘못된 습관이 반복된다면 여드름은 쉽게 재발합니다. 특히 클렌징, 수면, 식습관은 여드름의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잦은 세안, 알코올 성분이 강한 토너, 과도한 스크럽 등은 오히려 피부를 민감하게 만들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세안은 하루 2회 미지근한 물로, 자극이 적은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기름지고 단 음식, 유제품 섭취가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으며, 규칙적인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역시 피부 회복에 큰 영향을 줍니다.

 

여드름은 피부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외적인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여드름은 사회적 자신감, 대인관계, 심리적 스트레스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반복되는 염증성 여드름과 흉터는 자존감 저하, 회피성 성격 형성,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정확한 치료와 정서적 지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피부 상태가 좋아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늦지 않게 시작하면 흉터 없이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여드름이 생길 때마다 ‘내 피부가 문제야’라고 자책하기보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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